목차
개요
어떤 사람이 지원한 포지션에 최종면접까지 모두 합격을 해서 이제 '연봉협상'을 해야 한다고 해보죠. 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정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첫째는 헤드헌터에게 자신이 원하는 바를 다 말하고 '연봉협상'을 좀 대신해 달라는 식으로 부탁하는 방법이 있고, 둘째는 자신이 채용사 인사부와 직접 만나거나 연결해서 협상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어떤 것이 좋을까요??
이런 일들을 처리할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저는 23년 정도 직장생활을 한 후에 14년 째나 전업으로 헤드헌팅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참고할 만한 정보가 되시기 바랍니다.
부담감에 대한 생각
먼저 연봉협상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서 말해 보겠습니다. 누구나 다른 주제도 아닌 '돈'에 대한 생각을 마음껏 내 놓고 이야기하는 것에는 대부분 부담감을 느낍니다. 왜냐하면 첫째는 성격상 소심함 때문에 그러는 경우도 있고, 둘째는 너무 내놓고 이야기하면 협상력이 떨어질까 봐 그러시기도 하고, 셋째는 '사농공상'적 사고방식 때문에 '돈'에 대한 이야기를 너무 노골적으로 하면 남이 싫어할지 모른다는 잠재의식 때문에 그러시기도 합니다.
그러나 연봉협상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이 부담감을 줄이는 것입니다. 연봉은 누구나 많이 받고 싶어 합니다. 그러니 자신이 원하는 숫자 (희망연봉)을 내 입으로 부를 수 있어야 합니다. 끝까지 모든 숫자를 상대방이 먼저 말하게 하고 나는 어떤 경우에도 '예스' 혹은 '노'만 하겠다는 식으로 임하면 상대가 퀴즈풀이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지쳐 버릴 수도 있습니다.
후보자들이 흔히 가지고 있는 '협상'에 대한 오해 중 하나는 '내가 먼저 숫자를 말하면 협상력이 떨어진다'라고 믿는 것입니다. 그러나 초반협상에서는 그런 면이 있을지라도 중반 이후 어느 정도의 범위가 나왔다고 여겨지고 나서도 끝까지 그런 방식을 밀고 나가는 것은 오히려 협상력을 떨어뜨립니다.
연봉협상의 상대방은 다르다
채용과정을 살펴보면 대체로 '서류전형, 1차면접, 2차면접' 순으로 진행됩니다. 이때마다 연락을 주고, 안내를 하며, 나중에 채용 서류들과 건강검진 등을 다 챙겨주는 채용사의 인사부 직원은 '채용담당자'입니다. 후보자는 대부분의 이 과정들에서 이 직원을 만나고 상대하면서 채용과정을 진행해 나갑니다.
그러나 연봉협상은 인사부의 '급여담당자'와 해야하기 때문에 그 사람과 다른 사람인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회사의 규모가 좀 작거나 그 인사부의 조직구성에 따라 같은 사람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다른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 말의 의미는 이 '급여담당자'는 그동안 채용을 위해서 해온 노력들에 대한 '애착'이 없다는 말입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이니까요.
무슨 뜻이냐?? 하면, 그 동안의 이 채용과정을 위해서 '채용담당자'는 그 포지션에 대한 '공고'를 올리거나, '헤드헌터에게 연락'을 하거나, '지인'들에게 소개를 부탁하거나 등등의 노력을 한 바가 있습니다. 그리고는 그렇게 해서 얻어진 여러 장의 '이력서'들을 가지고 여러 후보자들을 상대하면서 면접을 진행하고 연락을 하고 중간중간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다 해결해 가면서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이 '최종면접 합격자'에 대한 애착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이 '연봉협상'에 들어가는 '최종면접 합격자'가 연봉협상에 실패해서 최종합격이 되지 않으면, 자신은 그동안 해왔던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새로 해야 하고, 그 일 자체는 새로 해도 되지만, 현업에서 "왜 이렇게 사람을 안 보내 주느냐??"는 독촉을 다시 받아야 하기 때문에 그 다시 하는 일은 두 배이상 더 힘들어진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채용담당자는 이 '최종면접 합격자'가 꼭 '연봉협상'에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연봉협상에 나오는 급여담당자는 그런 면이 없습니다. 자신의 입장에서는 다시해도 그만이니까요.
친분과 신뢰
오래된 헤드헌터들은 대부분 오래된 고객사의 인사부 직원들과 오랫동안 같이 일해온 친분이 있습니다. 이런 것은 무형의 것이나 하루아침에 만들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그 가치는 꽤나 높은 편입니다. 더구나 그 관계가 꽤나 오랫동안 '신뢰성' 있게 유지되어 온 관계라면 '연봉협상' 같은 경우에 더욱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급여담당자'가 하는 일은 먼저 이 '최종면접 합격자'에 대한 연봉정보를 모으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작년과 올해의 원천징수영수증과 최근 3개월 동안의 급여명세서 같은 것들 입니다. (이런 것들을 요청하면 "미국에서는 후보자의 직전 연봉을 묻지 않는다"는 식으로 거부하시는 분들이 간혹 계시는데 그건 미국이야기이고 여기는 한국이므로 그런 말씀에는 대부분의 경우 의미가 없습니다. 오히려 그보다는 직전연봉을 숨기고자 하는 후보자의 떳떳하지 못한 사정이 있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합니다.)
아무튼 이 급여담당자는 그렇게 모은 정보를 바탕으로 후보자에게 적합한 연봉과 상품/복지/혜택 등을 결합한 '패키징'을 만든다음, 팀장님께 결제를 올리기 전에, 먼저 후보자에게 "이 정도면 수락할 의사가 있는지"를 확인받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이 급여담당자는 이 후보자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이고 누군지도 전혀 모르는 사이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급여'라는 민감한 문제를 불쑥 들이대는 것에는 많은 부담감이 급여담당자 역시 있습니다.
왜냐하면 후보자가 '거부'를 하더라도 그 거부의 강도가 얼마나 쎈 것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어야, 그 다음 패키징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이 설 수 있고, 또 '수락'을 하더라도, 너무 쉽게 수락을 하면 "내가 너무 패키징을 과하게 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기 때문에, 이 수락의 강도 역시 어떤지 알고 싶지만, 사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의 반응을 난생처음 들어 보면서 가늠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럴 때 대부분 이 급여담당자분들은 오랫동안 보아온 '헤드헌터'에게 전화를 합니다.
헤드헌터는 그동안 채용과정을 진행해 오면서 그 후보자와 컨텍을 하는 동안 쌓인 안면이 있고 또 이 후보자는 어느 정도 이 헤드헌터를 의지하면서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조금은 말하기 편한 면도 있습니다. 그리고 또 헤드헌터는 연봉협상에 대해 아무 권한도 책임도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의 의지나 생각을 가감없이 말하기 쉬운 면도 있습니다.
그러면 헤드헌터는 그 패키징 내용을 후보자에게 말하고, 그 반응을 받아서 급여담당자에게 전달하면서 연봉협상을 이어 나갑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헤드헌터'를 통해서 연봉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더 좋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엄청 많습니다.
주의할 점들
실제로 해보면 후보자들이 헤드헌터에게는 자신의 희망사항을 과도하게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이 헤드헌터는 이 협상을 드롭시킬 권한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편한 면이 있고, 또 '헤드헌터'를 통해서 전달된 정보는 급여담당자에게 '휘려치기'를 당해서, 결국 자신에게 도착할 최종 패키징은 자신이 지금 말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깎인 상태일 것으로 예측하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과는 좀 다른 이야기 입니다. 이런 이야기는 물건을 사고팔 때 하는 것이고, 채용이나 급여란 그것과는 성격이 좀 달라서 그렇게 단순하게만 처리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먼저 알아둬야 할 것은 급여담당자는 무조건 급여를 깎으려고만 들 것이라는 오해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최저연봉이 아니라 '적정 연봉'입니다. 왜냐하면 마구 깎아서 '최저연봉'으로 사람을 채용하면 얼마 안돼서 금방 다시 떠난다는 것을 이미 경험상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 주의할 요소는 '헤드헌터'는 후보자의 연봉 중 일정%를 그 수수료 요율로 돈을 받기 때문에 후보자의 연봉이 높을수록 더 많은 돈을 벌게 되니, 후보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연봉을 너무 세게 불러서 자신이 합격할 수도 있는 포지션을 떨어지게 할 수도 있다는 오해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해보면 거의 항상 패키징 '숫자'를 먼저 부르는 사람은 '급여담당자'입니다. 그리고 헤드헌터는 그 숫자를 후보자에게 알려주고 반응을 살피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후보자의 반응을 급여담당자에게 전달합니다. 여기서 헤드헌터가 자신의 숫자를 고집한다는 것은 큰 오해입니다. 실제로는 그런 고집을 끼워 넣을 만한 시점이나 타이밍 혹은 공간이 없습니다.
직접협상의 장점
세상에는 헤드헌터도 많기 때문에 어떤 헤드헌터는 "내가 보기에도 잘 이해가 안가는 이상한 방법"으로 연봉협상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왠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연봉협상이 잘 안 될 것 같다는 말을 헤드헌터로부터 듣거나, 너무 "아무 걱정하지 말라"는 식으로 하는 말을 듣게 되면, 채용회사 급여담당자의 연락처를 달라고 해서 직접 연락을 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헤드헌터가 연락처를 주는 것을 피하면 채용과정에서 알게된 '채용담당자'에게 연락해 '급여담당자'의 연락처를 받아서 연락해 보시기 바랍니다. 왜냐하면 이직이란 대부분 인생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잘 믿음이 안 가는 사람의 말을 바탕으로 계속 가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연락이 되면 그 급여담당자에게 자신이 받은 패키징이 "왜 이렇게 구성된 것인지??"에 대해서 잘 물어 보시기 바랍니다. 왜냐하면 그 담당자는 이 패키지를 이렇게 구성한 이유와 근거가 분명히 있기 때문이고 그 설명을 듣는 것으로 '수락여부'에 관계없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의구심의 대부분이 풀리기 때문입니다. (이유와 근거는 팀장님께 결제를 올리려면 꼭 필요하기 때문에 분명히 있습니다.)
결론
누구든 직장인이 아무리 이직을 많이 해 보았다고 해도 평생에 10번을 하기 힘들 것입니다. 그러니 연봉협상도 많이 해 보았다고 해도 실패한 것을 다 포함해서 20번도 해보기 어렵습니다. 실제로는 10번 해본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그 급여담당자와 오래된 헤드헌터는 1년 내내 밥만 먹고 그것만 하기 때문에 1년에 수십 번도 넘는 연봉협상을 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만약 그 헤드헌터가 그동안 '채용과정을 다 지나오는 동안' 보니 믿음이 가고 꽤나 의지할 만하다 라고 판단이 되면 그 헤드헌터를 이용해서 연봉협상을 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그러나 너무 자신만 믿으라는 식으로 큰소리를 친다든가, 계속적으로 '주의, 조심' 등만 강조하면서 시간을 끈다든가, 자신이 헤드헌터에게 전한 말이 급여담당자에게 잘 반영이 안 된다는 느낌이 들면, 이 헤드헌터를 통한 협상은 그 순간 바로 중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는 급여담당자에게 '직접' 연락하세요.
[신뢰성 판단 요령]
그러면 여기서 그 헤드헌터가 '믿을만 한지?? 안 한 지??"를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그것은 바로 '속도'입니다. 내가 말한 의견이 얼마나 빠르게 급여담당자에게 전달되고 그에 따른 반응이 되돌아오는지 그 '속도'를 보는 것입니다.
'하루' 안에 반응이 되돌아 오면 그건 최상입니다. 그러나 그건 그럴 수도 있지만, 각자 다른 일들도 있기 때문에 꼭 그렇치는 못할 수도 흔히 있습니다. 이틀 안에 응답이 오면 대부분 정상입니다. 이런 경우 대부분 믿어도 괜찮습니다. 삼일 만에 반응이 왔는데 약간의 사정을 말하면서 이러저러해서 그랬다고 설명을 하면 그것도 뭐 별로 문제는 없습니다.
그러나 만약 삼일 만에 연락이 오는 것이 두번 이상 반복되거나, 한 번이라도 나흘이상 그 반응이 지체되면, 두 말할 것도 없이 그냥 바로 급여담당자에게 직접 연락하세요. 그 헤드헌터가 무슨 일로 그러는지는 궁금해하지 마세요. 대부분 당신에게 도움이 될만한 일로 그러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냥 그를 빼고 진행하시면 됩니다.
(수십 명 이상을 한꺼번에 채용하는 대규모 채용에서는 그 시간들이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대부분 저 정도 속도로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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