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이직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고 또 결심이 필요한 일이지만 유난히 더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있다. 그런 분들의 특징은 몇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망설이는 것이고 둘째는 결정을 계속 번복하시는 것이다. 망설이는 것의 문제는 결국 타이밍을 놓치게 되는 것이 문제이고, 번복하시는 것의 문제는 같이 일하는 사람이 너무 힘들어 지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
물론 모든 사람이 아주 바위 보다 더 굳은 의지를 가지고 있어서, 한번 결심하면 다시는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심하게 망설이거나, 너무 자주 번복을 일삼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망설임의 원인
대부분 망설임의 가장 큰 원인은 아쉬움이다. 이것은 하나의 두려움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풀어서 말하면, 지금있는 직장과 그 자리가 이분에게 그리 나쁘지 않다는 말이다. 그렇다 보니 '이직'을 했을 때 혹시 더 나빠질까 봐 걱정하는 것이고, 그러한 아쉬움과 두려움은 사람을 힘들게 한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힘들겠지만, 그보다는 자기 자신이 가장 힘들게 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국민은행 같은 곳에 다니시는 분들이 '이직'을 하시겠다고 '이력서'를 보내 주시면 나 같은 헤드헌터는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분들은 위에 말한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는 분들이기 때문에 '망설임'이 심하고 굉장히 자세한 혹은 지나치게 상세한 '고객사 비밀 정보'까지 요구하는 경우가 많으며, 또 더 힘든 것은 그 까다로운 수발을 다 들어 드려도 실컷 알아보고 나서 결국 "이직을 안 하겠다. 그냥 다니겠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아주 흔하기 때문이다.
옛말에 "망설이는 호랑이는 벌만도 못하다"라는 말이 있다. 결정적인 순간 까지도 계속 망설이는 것에 대한 폐해를 말하는 것이다. 가진 것이 많을 수록 망설이기가 쉽다. 그러나 어떤 순간이 오면 결국 결단은 자기 자신이 내려야 한다는 걸 기억할 필요가 있다.
결단(결심)하는 방법
이직의 원인은 대부분 세가지이다. '돈, 일, 사람'. 가장 영향력이 큰 원인은 '사람'이고 사람들이 싫어지면 억만금을 줘도 계속 있기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가장 영향력이 작은 원인은 대부분 '일'인데 '일'은 월급 잘 나오고 '사람'들하고 친하면 그저 웬만하면 참고하는 경우가 많다. '돈'은 아무리 많이 줘도 어차피 아무도 만족할 수 없는 항목이므로 식구들과 먹고사는데 문제가 없는 이상, '친구'들과 비교해 보지만 않으면 크게 문제 될 건 없다.
결심하는 방법은 위의 세가지 중 '한 가지'가 맘에 안 들면 그냥 웬만하면 참고 다니셔라. 왜냐하면 어디 가도 저 세 가지가 모두 마음에 쏙 드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 한 가지쯤은 당연히 마음에 안들 수 있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므로 그런 이유로 이직을 하면 다른 곳에 가서도 "괜히 옮겼다"는 생각이 들 수 있으니 그냥 다니는 것이 낫다.
두 번째로 위의 세 가지 중 두 가지가 맘에 안 들면 이직을 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두가지가 맘에 안 드는 경우 그냥 참고 다니면 마음을 다치고 상처를 입기 쉬우며 사실은 아무리 참으려고 애써도 그리 오래 다니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이럴 때는 차라리 이직을 해서 다른 환경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세 가지가 모두 마음에 안 들면 '이직'을 고려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뒤돌아 보아라. 이런 경우 대부분의 원인은 회사에 있다기보다는 '본인'에게 있는 경우가 많다. 내가 너무 조급하고 서두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가 너무 과욕을 부리는 중은 아닌지, 내가 괜히 남들과 나를 지나치게 비교하는 중은 아닌지, 가정의 문제를 회사에 투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등등
그리고 끝으로 세가지가 모두 장기간 계속적으로 너무 마음에 쏙 들면 '정신과 상담'을 받아 보시라고 권하겠다. 모든 것에 만족하는 인간은 발전이 없는 법이고, 인간은 어떤 환경 속에서도 잠시동안은 몰라도, 장기간 완전히 만족스러운 상태에 있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다. 사실은 그래야만 발전이 있고 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직장생활도 마찬가지 여서 시간이 지나가다 보면 '장점'이 '단점'이 되기 때문에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는 것은 사실 이상한 일이다. 예를 들어 '너무 친절한 상사'는 시간이 지나가면 '위선적인 인간'으로 보이는 법이고, '집과 가까워서 좋은 직장'은 "위급 상황 시 자꾸 나만 불러내는" 문제를 일으키는 식이다.
사례
오늘 드디어 지난 2주간 공들인 후보자의 이력서를 받았다. (뿌듯), 신나는 마음으로, 채용시스템에 이력서들 등록하려고 들어가니, 포지션이 없다. 지난 금요일까지 분명히 있었는데, 아마 이번 주말에 숏리스트(short list)가 확정됐든, 채용이 확정됐든, 포지션 지원을 마감한 모양이다.
인사부에 전화해 볼까? 하다가 관뒀다. 사유를 알아서 뭐 하겠냐, 어차피 닫혔으면 할 수 없는 거지, 국제전화비만 없앨 필요는 없는 거니까. 후보자에게 전화했다. 일단 사정을 말하고, 아쉽게 되었다고 했다. 미안하다고 사과하지는 않았다. 이런 결과는 그가 지난 2주간이나 계속 망설인 것에 대한 결과니까.
그 옆에 있는 다른 비슷한 포지션으로 "바꿔서 지원하시는 것은 어떻겠냐??"고 물어봤다. 그건 아직 열려 있으니까. 사실 망설이는 것은 미리 그렇게 망설일 필요가 없다. '붙고 나서 (합격하고 나서)' 망설여도 늦지 않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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