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소한의 처벌
"과거의 잘못은 다 처벌을 받았으니 이제는 그만 다 용서해야 하고, 앞으로 그에게는 갱생의 기회가 떳떳하게 주어져야 한다"는 말은 당연히 맞는 말이지만, 그건 인간을 너무 이성적인 존재로 보는 말이다. 인간은 오히려 감정적인 동물인데도 말이다.
대부분의 경우 남의 '일'일 때는 저런 교과서적인 말들이 다 말이 된다. 그러나 그게 내my 일이 되고, 내 가족의 일이 되면, 대부분 저런 너무나도 "이성적인 말"에 쉽게 동의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내 아들이 중고생 때 그에게 저렇게 처 맞았다면, 내 딸이 중고생 때 그에게 수치를 당했다면.. 지금 내가 저렇게 스타가 된 그를 이해할 수 있을까?? 단지, 소년법적인 처벌을 다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사람 죽인 년이 어딜 싸돌아 다녀
연전에 방영했던 '날아라 개천용'이라는 드라마에 보면, 그 박준영 변호사와 함께 일하는 기자분이 월세 보증금이 없어서, 여탕의 '때밀이'로 일하면서 그 목욕탕의 쪽방에 살고있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찾아가는 장면이 나온다. 어머니는 과거에 폭력 남편이 자신의 아들(해당 기자)을 너무 심하게 때리는 것에 놀라, 자기도 모르는 새에 가위로 그 아버지를 찔러 죽게했던 사람인데, "형"을 다 살고 나온 뒤에는 그 목욕탕 쪽방에 숨어서 쥐죽은 듯이 살고 있는 사람이다.
아들> 엄마는 답답하지도 않어? 매일 여기서 목욕탕, 쪽방, 목욕탕, 쪽방 만 왔다갔다 하는 게
엄마> 시끄러, 사람 죽인 년이 어딜 싸돌아 다녀
조용히 사는 게 맞는 것 같다.
'어디' 잘 안보이는 데 가서 '조용히' 밥이나 간신히 끓여 먹으면서 '불쌍한 척, 아직 못 죽은 척' 하고 있었으면, 피해자에게도 "너도 안됐구나" 싶은 '측은지심'이 생길 수도 있고, 그런 인간적인 '이해'야 말로 진정한 용서로 이어질 수도 있다.